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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스토리(INVESTMENT)

쿠팡 미국진출의 아이러니

by 여의도 오빠(테크와 투자의 신박한 만남)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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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국증시 상장이 꽤나 진척된 모습입니다.

지난 1월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덴셜(기밀)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이후 국내외 투자자 모집을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연초부터 업계에서는 온라인 강자로 통하는 쿠팡의 상장설이 솔솔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쿠팡의 나스닥상장은 이르면 올해 2분기쯤 이뤄질 것"이라며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2조8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물론 쿠팡의 세계무대 진출에 큰 박수를 보내야하겠지만, 나스닥에 먼저 진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앞에서는 조금 씁쓸해집니다.

쿠팡이 한국보다 미국 시장을 택한 데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평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적자 기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높다면 상장할 수 있는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PER(주가수익비율)도 국내보다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은 상당히 까다로운 듯 합니다.

엄격한 심사로 우량한 기업을 상장시켜 한국 증시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한다는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고 까다로운 규정과 과정 앞에서 한국 기업들은 상장의 꿈을 포기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네요.

반면 나스닥은 뉴욕증권거래소(NYSE)보다 하이테크 기업에 개방적이고 기술주 상장에서 매출의 연속성만 있으면 이익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미국 나스닥은 최소 요건만 유지하면 기업들의 입성을 독려하는 분위기이죠.

쿠팡이 나스닥 무대에 입성하는 것에는 전혀 이견이 없지만, 한국 증시 입성이 힘들어 나스닥행을 택해야하는 상황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한국기업이 미국증시에 진출한다는 사실은 사뭇 뿌듯한 일이나 그 이면을 들춰보면 씁쓸함을 감추기가 어렵네요.

부디 쿠팡이 나스닥에서 선방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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